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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어울리지 않았던 나의 색소폰!!! (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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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T찐찐찐 2024. 7. 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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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어울리지 않았던 나의 색소폰!!! (2/2회)

 

“본격 악기를 준비하고 구비하다”


동호회 가입 후 1~2년은 악기 구매에 혈안이 되어있는 시기였다. 알토는 프랑스제 “셀마 액션투”로 바꾸었고, 테너도 “셀마 리퍼런스 54”로 장만하였다. 마우스 피스도 하드러버 이외에 알토, 테너, 모두 메탈 (디오웨인, 오토링크, 찰스베이등) 까지 여러개 갖게 되고, 안 맞으면 중고로 팔면서 피스여행을 하기도 하였다. 할 일 없으면 종로2가 낙원빌딩을 배회하며 뭔가를 사고 싶은 충동이 자주 일어났고, 하나둘씩 물량이 늘어났다. 선배랑 악기상 가는 것이 즐거움이 있고 상가주변 맛있는 국밥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셀마 색소폰은 당시 매우 비쌌는데 지금은 유로가 올라 그때보다 중고가가 새것과 비슷하다니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차츰 욕심이 생겨, 연주기(ELF 808)도 바꾸고, 무선마이크, 믹서콘솔 겸 파워 앰프 (다이나코드 12채널, 3.5kw)와 스피커 4통, 스테이지 스피커 2, 우퍼 등을 동일회사 제품을 구입하여 (앰프, 스피커가 동일 회사이므로 스피커 튜닝이 매우 좋다) 웬만한 학교 운동장에서 공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출력이 빵빵하게 나올 정도로 과잉 투자하였고, HD 디스플레이와 프로젝터도 구매하였다. 당연히 비용 부담이 되었지만 한번 불기 시작한 바람, 이미 시작이자 끝이었다.

 

집사람이 허락 해준게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니 가히 나의 오지람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초등학교 모교 행사에 오전에는 행사녹화 (방송미디어과 교수니 비디오카메라와 편집툴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및 오후 뒷 풀이에는 공연시스템을 가지고가 봉사하여 좋은 시간들을 보내기도 했다. 물론 중간 중간 색소폰 연주를 통해 즐거움을 더 해가기도 하였다.
혼자 잘 못 부니, 회사 출신 훌륭한 연주자를 초빙 같이 연주하니, 잘해야 한다는 연주 부담도 훨씬 줄어들었다. (하기야 웬만한 실수는 이제 잘 넘어간다.)
이러한 행사를 녹화하여 편집 후 학교 교장선생님은 물론 지자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니, 많은 보람도 느끼었다. 학교에서는 사료로 보관한다고 한다. 무료 봉사이지만 상대적으로 즐거움과 감사함은 늘 충만하였다.

학교 축제나 MT때 당연히 색소폰 연주가 순서에 잡히고, 바닷가 MT에서는 “날개”, “너는 내남자”, “아모르파티” 등을 연주하여 학생들과 춤추며, 흥분할 정도로 교감하기도 하였다. 지금도 가끔 사진들을 보며, 참으로 열심이었고, 소통을 통한 강의 효과도 배가돼 무엇보다도 즐거움이 매우 컸다. 악기와 스피커를 승용차에 싣기가 어려워 차를 빌려가기도 하였으니 참 나의 오지람은 역시 넓다.

 

이제 색소폰 시작한지 10년이 지나갔다. 실력은 5년전과 비슷하다. 지금도 초창기 몇 년처럼 흥분되고, 즐거운 일은 줄었지만, 시골에 가서 간단하게 마련한 나의 음악방에서 기타도 뜯고, 색소폰도 즐기고, 가끔 감리현장사무실, 회사 행사에 연주하기도 한다. 색소폰 배우는 사람들의 로망인 “대니보이”, “유레이즈미업”등 플레절렛도 곧잘 하지만(물론 실수도 많이 한다) 배우고 싶었던 “헤이쥬드”는 중간에 포기해야 했다. 너무 빠르고 고음의 연속이라, 나이 칠십을 바라보는 지금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것이 나의 한계였다.

평생 존경하던 아버님이 금년 돌아가셨지만 같이 어머니와 “고향무정”, “울고넘는 박달재”, “나그네 설움” 등 연주하고 같이 노래하고 즐거웠던 아버님 모습이 내내 떠오른다. 나름 효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지금도 시골에 가면 어머니와 임영웅의 “별빛같은 나의사랑아”, “부초같은 인생”을 연주하고 노래한다. 덕분에 어머님은 90이심에도 불구하고 농협주체 노래자랑에서 인기상을 타 전자렌지도 상품으로 타오셨다. 온가족 5남매 형제와 조카들이 모이는 휴가나 모임 때는 여지없이 초반에 연주를 한다. 형제들은 신나지만 조카들은 색소폰에 대한 호불호가 있어 초반을 장식하고 노래방으로 전환하지만, 한마음으로 지내는 공동체, 가족애를 통해 다시 모일날을 기약한다.

 

음악과는 친하지 않은 내게 정말 우연한 기회에 색소폰을 접하게 되었다. 지금도 노래방에 가는 것은 음치라 정말 힘든 일이지만 색소폰 소리는 너무 깨끗하고 다이나믹해 듣는 사람들 대부분 노래도 잘 할것라 생각한다. 물론 노래하면 실망이지만 ~~~
감리단장직을 수행하면서 함께 했던 감리분들 일상과 업무를 기록에 남기고 영상으로 편집하고, 음악 배경으로 색소폰 연주한 (곡목은 바램 등)곡을 믹싱하여 공유하면 같이 고생했던 모든 분들 동변상련으로 진한 추억으로 남으며, 푸근한 감정으로 함께했던 시절은 깊은 정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2015년 만난 색소폰은 나의 정년퇴직 시기에 만난 행운아 같은 친구다. 가끔 기분 좋거나, 또는 울적할 때, 잔잔한 노래 연주하면 정말 마음이 편해진다. 음악방에서 혼자 즐겨 연주하는 색소폰은 한, 두시간 나를 편안하게 한다. 그리고 녹음하여 운전하면서 듣는 기분은 나만이 즐기는 인생의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 그러고는 또 자극받는다. 좀 더 잘 연주할 수 없을까?
만족하지 못해 연습을 더 해야지 하고~~ 그렇게 지나면서 이제 색소폰은 나와는 헤어질 수 없는 친한 친구가 되었다.
“고맙다 나의 친구 색소폰아~~” “그리고 최선배 강권해줘서 고맙수~~~”
“이 글을 보여주고 밥 한번 더 살께~~~~”

 

공학박사/정보통신기술사 원충호

 

 

2024.07.29 - [엔터테인먼트] - 음악과 어울리지 않았던 나의 색소폰!!! (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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