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국체전 김해종합운동장 통신감리를 마치며 (2/4화) _ feat. 운동장 카메라 배치와 커넥터 함체 설계변경

‘24년 전국체전 김해종합운동장 통신감리를 마치며 (2/4화)

 

<제2화> 운동장 카메라 배치와 커넥터 함체 설계변경

멋진 외관을 가진 김해종합운동장은 2년 뒤 2024년 6월에 완공될 예정이었다. 조감도만으로도 훌륭한 역사와 조상의 얼을 간직한 가야문화와 이미 미래의 도시 환경을 갖추고 있는 현재의 김해시 발전상을 잘 녹여놓은 건축물이어서 정성을 다해 멋진 운동장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마음속에서 우러났다.

김해종합운동장 공사 중 모습

 
김해종합운동장에 투입되었을 때 공사현장은 토목을 제외한 모든 공사 공정이 막 지하주차장 공사가 시작되는 시공단계 초기였다. 아마도 설계단계를 지나 시공단계에 이르면서 그동안 수 차례 설계변경에 의한 통신공사 비용 증가에 따라 어쩌다 100억원 이상의 통신공사가 되어, 특급(기술사) 감리원의 필요에 의해 공사기간 중간에 감리원 배치 변경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방송국 경험과 학교 강의 경험만으로 건설현장에 바로 적응한다는 것이 무척 낳설고 힘들었다. 다행히 나에게는 대학을 막 졸업한 후 GoldStar(옛 LG전자) 엘리베이터 사업부에서 근 2년 가까이 쌓은 건설현장 경험이 있었다. 그 때 여의도 63빌딩을 비롯하여 서울역 앞 힐튼호텔과 명동 롯데호텔 및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당시에 매우 큰 엘리베이터 설치 현장의 보조감독으로 배치되어 건설현장 분위기와 공사 공정을 배웠던 것이 지금에 와서 건설현장 적응에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후 방송국에서 근무하면서 86아세안 경기부터 88올림픽과 2002월드컵을 비롯하여 국내·외의 초대형 스포츠 중계가 이루어질 때마다 뉴스센터와 중계부조에서 밤새워가며 중계방송을 해왔었고, 특히 국내 경기일 때는 틈틈이 중계현장을 직접 찾아가 경기장 구조와 중계차와 카메라 시스템 구성을 관찰해 온 것이 김해운동장 감리생활에 더욱 큰 도움으로 다가왔다.

김해종합운동장 &lsquo;24년 전국체전 입장식 영상 (출처 : KBS 스포츠채널 화면캡쳐)

 
초보감리원으로 운동장 건설현장에 어렵게 적응해 나가면서 어느날부터 점차 하나 둘 나의 생각과 다르게 설계된 도면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본 현장은 턴키베이스로 계약된 현장이라 쉽사리 설계변경을 거론할 수 없다는 주변의 충고와 생각이 나를 지배하며 내 자신을 경직하게 만들었다. 턴키베이스 공사는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사비 변동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도 아무런 말 없이 그냥 지나갈 수는 없었다. 전국체전과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얘기는 하고 지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수정되어야 할 의견이라면 발주처나 시공사에게 뜨거운 감자를 가까이 던져두면,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숙련된 그들이 찾아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국체전 등 스포츠와 행사 중계방송을 위한 카메라케이블 포설 위치와 커넥터 단자함 구조 및 중계차 고정 위치 아래의 지하구조물 최대 버팀하중 등 여러 곳에서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 운동장의 상징과도 같은 전광판도 이미 북쪽에서 남쪽으로 옮겨졌으나 높이를 더 높여야 화면의 균형된 앵글과 경기장 내에서 시청하는데 사각이 없어질거라는 엄청난 설계변경 계획을 하게 되었다. 그 외 현실과 설계가 서로 일치하지 않은 부분은 공사를 진행하면서 무리하지 않게 수정과 보완을 해 나가면 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 중계용 카메라 위치 설계변경과 화면효과

가장 먼저 눈에 띈 설계 오류는 중계용 카메라 위치라고 판단되었으며, 만약 계약금액 증감없이 설계변경을 할 수 있다면 수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스포츠 중계를 위한 카메라 위치를 도면을 통해 바라봤을 때 본부석 쪽과 본부석 맞은편 쪽에 서로 대칭된 위치에 각각 6대씩 총 12대의 카메라가 포진되게 설계되어 있었다. 이 경우 중계차 스위쳐에서 카메라 선택을 잘못하면 왼쪽으로 달리던 선수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달려가는 영상으로 방향이 바뀌어 방영되므로 선수의 진행방향 표현에 모순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본부석 반대편 스탠드 쪽 카메라는 본부석 쪽 관중의 리액션 및 코너킥 촬영용 등의 용도로 1대 혹은 3대만 남기고 나머지 카메라는 모두 본부석 쪽으로 옮김으로써 진행방향 표현 모순 발생을 없애고, 풍부해진 본부석 쪽 카메라 숫자로 인해 PD와 기술감독의 카메라 영상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효과적인 카메라 배치가 된다.

낮은 위치에서 촬영된 박진감 있는 영상 효과 (출처 : KBS, SBS 화면캡쳐)

 
그리고 기존 도면에는 대부분의 카메라 위치가 스탠드 상부 쪽에 몰려 있었다. 카메라 위치가 높은 곳에 있으면 운동장을 넓게 볼 수 있는 앵글을 만들 수 있어 편안하겠지만, 너무 루즈한 영상이 표현되므로 선수들의 박력있고 빠르게 뛰는 모습 표현에는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영국의 EPL 프로축구 영상이나 외국의 스포츠 중계 영상을 보면 선수들의 빠르고 생동감 있는 앵글을 볼 수 있다. 낮은 위치의 카메라 앵글에서 나타나는 효과이다. 그러므로 카메라 숫자가 늘어난 본부석 쪽 카메라들 대부분을 낮은 위치에 포진시켜 동일한 거리를 달리는 선수의 모습일지라도 더 빠르게 지나가는 효과를 유도하는 카메라 배치를 변경 도면에 반영하였다.

중계용 카메라 대칭적 배치(당초)와 카메라 위치 변경과 추가 배치(변경 후)된 도면

 
한편, 본부석 반대편 쪽 카메라 일부를 본부석 스탠드 쪽으로 설계변경 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는 또 다른 이익이 창출되었다. 그 이유는 본부석 쪽 가까이에 주관방송사실과 중계차가 위치하게 되어 있으므로 설계변경을 통해 카메라 신호를 연결해 주는 값비싼 광복합케이블 사용이 상당히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러한 효과는 다음에 설명하는 카메라케이블 단자함 설계변경과 함께 실시하면 더 큰 비용절감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그 절감 비용으로 운동장에 더 많은 카메라를 추가할 수 있었다, 결국 설계변경에 의해 턴키베이스 공사계약이 규정하는 예산변동에 대한 제약을 뛰어넘어 오히려 예산 증감없이 카메라 설치 포인트 추가와 박진감 넘치는 다양한 카메라 앵글 확보 및 선수 역방향진행 표현 모순 요소 제거 등 많은 효과를 창출하는 계기로 평가되었다.


● 중계용 카메라케이블 단자함 구조 변경과 응용 효과

중계용 카메라케이블 단자함(중계패널)은 중계차 지정 위치 벽면에 부착되어 있는 대형 단자함(중계외함)과 주·예비 2가닥의 광복합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다. 광복합케이블은 광코어(2개)+동선(6개)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의 광복합케이블로 광 신호와 동선 신호를 전송하여 HD/UHD 영상신호를 비롯하여 인터컴과 전원 및 케이블 점검 신호 등 다양한 신호 전송를 위한 응용을 할 수 있다. 아울러 함체 자체에 AC전원 콘센트와 2개의 XLR(캐넌) 오디오 콘넥터가 별도의 오디오케이블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아날로그 앰프와 마이크 믹서 음향도 중계차와 연결이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EFP카메라 커넥터를 1개로 줄이고, 광단자 2개와 6Pin 커넥터로 보완된 함체 설계

 
앞서 설명했듯이 중계용카메라 포지션은 12개에서 15개로 늘어났다. 카메라 포지션이 본부석 쪽으로 당겨옴으로써 광복합케이블 길이가 짧아진 덕이다. 그렇더라도 이미 정해진 계약금 내에서 카메라 수를 늘리자면 좀 더 금전적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카메라케이블 단자함(중계패널)의 내부 구성의 설계변경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곳 김해시의 지리적 여건상 방송국 중계차를 이용한 스포츠나 문화행사 중계는 일년 중 그 빈도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광리셉터클 케이블과 변경된 중계용 카메라케이블 단자함 실체 사진

 
운동장 곳곳의 중계용 카메라케이블 단자함과 주관방송사실 외벽에 부착된 중계외함에 주·예비 두 개씩의 중계차용 EFP카메라 커넥터가 달려있다는 것은 지나친 사치에 가깝다고 판단하였다. EFP카메라 커넥터는 광복합케이블과 매우 정교하고 견고하게 결합되어야 하므로 가격이 매우 비싸다. 그러므로 예비용 케이블 끝에 연결된 EFP카메라 커넥터 1개는 과감하게 생략하고, 대신 광단자만 달아놓기로 결정하였다.

만약 중계를 위해 단자함의 메인 EFP커넥터에 카메라를 연결해 본 결과 불량이 발견된다면, 이때는 단자함과 중계외함 양쪽에 짧은 광 리셉터클 케이블을 연결하여 이미 운동장에 주 카메라케이블은 포기하고, 예비 광복합케이블로 중계차와 카메라를 연결하여 방송하면 된다. 광 리셉터클 케이블이란 한쪽은 EFP카메라 커넥터가 달려있고, 다른 한쪽은 광코어 단자와 6Pin모렉스 커넥터가 달려있어 광코어에 EFP카메라 케이블을 연장하여 사용하는 EFP카메라 연장케이블이라고 보면 된다. EFP카메라는 현장에서는 카메라맨이 카메라 앵글과 포커스만 맞추고, 중계차에서 비디오맨이 색상과 밝기 및 전자적 조정을 할 수 있으므로 여러대의 카메라 색상과 밝기를 통일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운용이 까다롭고, 장비와 비용에 큰 부담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1인미디어 및 유튜버나 소형 중계에는 광단자에 의한 일반용카메라 운용이 편리하다. 대신 김해 운동장은 카메라케이블 불량시 응급조치용으로 8쌍(단자함 암.수의 50%)의 광리셐터클 케이블을 확보해 두기로 하였다.

● 광단자 함체 설계변경과 응용 효과

광단자 함체를 설계변경 함으로써 응용면에서 또 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금까지 시청자는 지상파방송을 통한 Live중계 방송을 주로 시청해 왔다. 그러나 유튜브와 OTT 방송 그리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수 많은 디지털미디어 방송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시청자는 자신의 편리한 방법으로 스포츠 중계 및 필요한 정보를 획득한다. 그리고 스마트폰도 점점 더 영상품질과 응용이 편리해지고 발전하여 4G 이동통신에서 5G, 6G 이동통신으로 언제 어디서든 방송용 통신도 가능해지고 있다. 스마트 폰을 이용한 유튜버나 1인 미디어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김해 운동장은 미리 카메라 포지션과 다양한 통신과 응용의 편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 할 수 있다.

결국 이동통신과 인터넷 기술을 이용하면 중계차 없이도 여러대의 카메라 영상을 동시에 미니 방송국이나 서버로 보낼 수 있고, 이것을 다시 서울이나 본사에서 원격 영상보정을 통해 서비자에게 빠르게 전달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김해종합운동장은 카메라 함체에 2개의 EFP카메라 커넥터 중 1개는 EFP카메라 커넥터를 대신하여 광단자를 준비해 둠으로써 유튜브와 OTT 및 1인 미디어 방송사에서 쉽게 활용이 가능하도록 중계패널을 15곳에 배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운동장 벽체와 경기장 내부 맨홀 곳곳에 광케이블과 광단자가 포설되어 있으므로 판독과 기록용 카메라 및 데이터 전송과 디스플레이 및 오디오 장비를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공사가 되어 있다. 그 외에도 스포츠 경기장 CCTV카메라 혹은 VAR카메라 및 초정밀 육상 기록장치 정보전달과 응용을 위해 세심한 준비를 하였다. //(제2화)끝


다음 원고에는
(제3화)에는 ’김해종합운동장 전광판 구조변경 사례‘를 소개하며,
(제4화)에는 ’메아리 없는 운동장 스피커 설계 사례‘를 소개합니다.
 
 
 
공학박사/정보통신기술사 박성규